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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천사

2012.12.18 10:08 | Posted by 이승현논설실장 trala

“고독하고 궁핍하고 더럽고 야만적이다. 그리고 짧다.” 17세기 철학자 토마스 홉스가 1651년 ‘리바이어던’에서 인간의 삶을 간추린 말이다. 정신분석학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도 비슷하게 봤다. 1929년 ‘문명과 불만’에서 침을 뱉듯이 단언했다. “인간은 모든 인간에 대해 늑대다.”

두 사람은 시대를 초월한 논객들이다. 어설픈 말발로는 공격이 어렵다. 그렇더라도 인간 담론마저 못 본 척할 수는 없다. 반박 자료가 수두룩한 까닭이다. 자선 미담부터 그렇다.

미국의 자랑은 군사력, 경제력만이 아니다. 기부금 수준에서도 세계 정상급을 달린다. 미 국민은 매년 약 3000억달러를 자선, 구호 기금으로 내놓는다. 참여 가구가 전체의 89% 안팎이다. 이색 통계도 많다. 이를테면 재난 구호기금은 신문의 관련기사 700단어당 18% 증가한다. TV 뉴스는 60초당 13%의 증가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물론 기부를 한다고 인간이 착한 존재로 포장되는 것은 아니다. 미 조세법은 기부에 세금 감면으로 답한다. 선의로만 해석할 일은 아닌 것이다. 미 경제학자 존 리스트는 실험경제학 분야에서 활발했던 이타성 연구의 허점을 찌르는 실증적 성과를 낸 뒤 “우리가 목격한 것은 이타주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통렬했다.

그렇다고 선의를 믿을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얼굴과 이름을 감춘 익명 기부자들의 존재가 좋은 예다. 기부는 전염도 된다. 경제학자 케이티 카먼은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관대한 동료 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기부를 더 많이 한다”는 결론을 끌어냈다. 낙관이 뿌리내릴 대목이다.

얼굴 없는 천사들이 경인년 연말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제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3584만900원에 달하는 현금 다발과 저금통이 전달됐다. 11년째 이어진 선행이다. 서울 대한적십자사에는 70대 할머니가 찾아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며 1억원을 기탁했다. 앞서 대구에선 ‘키다리 아저씨’가, 충북 제천에선 ‘연탄 아저씨’가 소리없이 출몰했다.

익명의 천사는 이들만이 아니다. 긍정적 파급력도 상당하다. 홉스의 인간론은 자연 상태를 전제로 했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홉스와 같은 전제도 없이 악담을 퍼부었다. 프로이트는 틀렸다. 그 확인만으로도 가슴이 훈훈해진다.

이승현 논설위원

 

 

20101229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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